일상

취향 가옥 展을 보고 — 공간이 전하는 감각과 취향

복숭아 백설아 2025. 4. 29. 15:50

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을 재해석한 전시였다.
비워지고, 정돈되고, 꾸며진 공간은 편안함과 단정함을 동시에 안겨주었고,
그 안에서 나는 '공간이 어떻게 미감을 만들어내는가'를 다시금 떠올렸다.
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지는 않았지만,
비우고 채우고 담는 행위를 통해 미를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작가는 “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관람자가 스스로 탐구하길 바란다”고 전시 의도를 밝히며
그 여지를 작품 곳곳에 남겨두었다.
나는 전시장을 거닐며, 마치 가구를 보러 온 건지,
작품을 감상하러 온 건지, 혹은 모델하우스를 보러 온 건지 알 수 없는
애매한 경계에 선 느낌을 받았다.
그 무드가 처음엔 낯설었지만,
1시간 반 가까이 시간을 들이니 작품이 주는 여운이 깊어졌다.

전시 말미에 놓인 의자는 마무리를 정리해주는 공간이었기에
처음부터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았다.

하나하나의 작품에 코멘트를 달 순 없었지만,
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비너스는 인상 깊었고,
긴장된 상태로 일상 공간을 재환기한 작품들은 신비로웠다.
작품 하나하나에서 ‘어떻게 표현할 것인가,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’라는
창의성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.

그리고 이 질문은 오랫동안 남았다.


“당신의 취향은 무엇입니까?”
“당신은 무엇을 수집합니까?”